일본의 현재,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정치 혼란, 경제 침체, 그리고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
1. 일본 MZ세대는 왜 한국에 열광하는가?
2024년 일본은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서 격동의 한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자민당의 참패, 이시바 총리의 거취 논란, 높은 국민 부담률, 그리고 실질 임금 하락 등으로 국민 불만이 누적되고 있으며, MZ세대는 점차 일본이 아닌 한국을 동경하는 분위기입니다.
K-POP, K-드라마는 물론이고, IT/AI 기술력, 선거문화, 한글까지 — 일본 젊은 세대는 ‘미래의 모습’으로 한국을 바라보며 그 차이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일본의 최근 정치적 변화, 경제 문제, 한일 관계, 그리고 일본 MZ세대의 인식 변화를 중심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2. 정치적 격변: 자민당 참패와 총리 교체론
2024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과 공명당 연립 여당은 참패했습니다. 아베 전 총리 시대의 비리, 개혁 실패, 물가 상승으로 인한 생활고 등이 누적된 결과입니다.
특히 국민 부담률이 47%에 달해 실질적으로 월급의 절반 가까이가 세금과 공공요금으로 사라지는 현실은 서민층을 크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선거 패배에도 사임하지 않고 있으며, 야당 내부에서는 오히려 그의 잔류가 안정적인 개혁을 위한 길이라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다음 총리 후보로는 고이즈미 신지로, 모테기 도시미쓰, 다카이치 사나에 등이 거론되며, 국민민주당의 타마키 유이치로 역시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자민당이 LGBT법 등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기존 보수 유권자들이 ‘잔잔당’ 같은 극우정당으로 이동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3. 경제 현실: 실질임금 하락과 ‘잃어버린 30년’의 후유증
일본 경제는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가는 3~4% 오르고 있지만, 임금 상승률은 2% 수준에 머물며 실질 임금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1991년 버블 붕괴 이후 시작된 ‘잃어버린 30년’ 동안 일본 기업은 원가 절감에만 몰두했고, IT나 AI 분야 투자에 인색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디지털 전환은 지연되었고, 고령 경영진들의 보수적인 경영 스타일은 혁신을 더욱 늦추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주민등록번호’ 시스템입니다. IT 기반 사회에서 핵심 인프라라 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을 일본 국민의 30%가 여전히 거부하고 있어, AI 기반 행정 시스템 전환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4. 통상 문제와 외교 리스크: 미국과의 협상 결과
이시바 내각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자동차 관세 협상에서 25% → 15% 인하라는 성과를 빠르게 이끌어냈습니다. 일본 내 여론은 긍정적이지만, 실제로는 일본 측 손실이 상당하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예를 들어, 5,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는 대부분 일본 기업의 미국 내 공장 설립에 쓰이고, 투자 수익의 90%는 미국으로 돌아갑니다.
또한 미국산 쌀 수입을 75% 늘리는 조건도 포함돼 있으며, 100대 이상의 미국 보잉 항공기 수입도 강요되었습니다.
한편, 한국은 이러한 조기 협상을 피했기 때문에 더 큰 통상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에너지 협력, 조선업 투자 압박 등이 우려됩니다.
5. 사회 변화: 일본 MZ세대의 정체성과 한국에 대한 시선
일본의 2030세대는 일본이 선진국이었던 시절을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오히려 K-POP, K-드라마, IT기술, 한국의 선거문화에 매료되어 있으며, “한국은 진짜 선진국”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 K-POP 스타들이 일본에서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한글 학습 열풍으로 이어졌습니다.
- 한글은 한자보다 배우기 쉬워 특히 10~20대 사이에서 인기입니다.
- 한국 드라마와 유튜브 콘텐츠의 질이 높고, 한국 제품은 품질 좋고 가격까지 저렴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 일본에서는 상상도 어려운 ‘대통령 탄핵’, 시위 문화, 삼권분립 시스템은 젊은 층에게 놀라움과 동시에 부러움을 자아냅니다.
“10년 전 한국이 일본의 미래였다면, 이제는 일본이 한국의 과거가 되었다”는 말이 일본 SNS를 중심으로 회자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6. 일본의 미래: 과제와 기회
일본은 현재 수많은 도전 앞에 서 있습니다.
- 실질 임금 하락과 고물가
- IT·AI 투자 부족
-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 고용 불안정과 프리타 증가
- 수도권 집중과 지방 공동화
- 빈집 문제와 재건축 제도의 부재
이와 같은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일본은 세계 무대에서 점점 더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일본은 여전히 강력한 기술력과 자본, 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과거처럼 ‘성공을 복제’할 수 있는 시스템만 갖춘다면 충분한 반등이 가능합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일본은 한국에게 배워야 한다. 동시에 한국도 일본의 실수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7. 한국의 과제와 배울 점
한국은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합니다:
- 디지털 행정 시스템 정비 및 국민 수용성 확보
- 미-한 통상 협상에서의 국익 우선 전략
- 저출산 극복을 위한 장기적 인프라 투자
- 고용 구조 안정화 및 청년층 일자리 확대
- 문화, 기술, 교육 산업의 세계화 전략 강화
경쟁 아닌 ‘학습의 대상’으로
이제 한일 관계는 경쟁이 아닌 ‘상호 학습’의 대상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일본은 한국을 통해 잃어버린 활력을 되찾고, 한국은 일본을 통해 미래의 함정을 미리 감지할 수 있습니다.
다가오는 10년, 동북아시아의 운명을 좌우할 키워드는 ‘협력’과 ‘혁신’일 것입니다.